지구 최강의 생존왕 물곰, 우주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지구의 어떤 극한 환경에서도, 먹이나 공기 없이, 심지어 방사능이 높아도 살아남는 생존왕 물곰! 물곰을 우주에 보낸다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우주의 환경에서도 새로운 방식의 생명체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은 지구의 생존왕 물곰과 우주 생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주로 가는 물곰

물곰이란?

물곰은 완보동물(Tardigrada)의 일종으로, 크기가 0.1~1mm 정도로 아주 작습니다. 미역처럼 생긴 몸통에 8개의 다리가 달려 있으며, 느릿느릿 걷는 모습 때문에 곰벌레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습니다.물곰은 약 5억 년 전에 지구상에 등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에는 지구가 지금보다 훨씬 더 극한의 환경이었기 때문에, 물곰은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강력한 생존력을 진화시켰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곰은 주로 습한 환경에서 서식하며, 조류의 배설물이나 이끼, 곰팡이 등을 먹고 삽니다. 수명은 1~2년 정도이며, 알을 낳아 번식합니다. 지금까지 약 1천종 이상의 물곰이 보고되었습니다. 분포하는 지역은 물속이나 이끼류의 표면, 고온의 온천수나 극지방의 얼음, 사막이나 히말라야 고지대 입니다. 수심 4천m 이상의 심해에도 발견될 정도로 넓게 분포하여 살고 있습니다.

물곰, 지구 최강의 생존왕

이렇게 굉장히 작은 동물인 물곰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지구 최강의 생존력 때문입니다. 다음은 물곰이 생존 가능한 환경들 입니다.

  • 극한 온도 : 영하 272도에서 섭씨 151도까지의 극한 온도에서도 생존할 수 있습니다.
  • 진공 상태 : 진공 상태에서도 10년 이상 생존할 수 있습니다.
  • 방사능 : 치명적인 수준의 1000배에 달하는 방사능에도 견딜 수 있습니다.
  • 고압 : 12,000기압의 고압에서도 생존할 수 있습니다.
  • 극심한 산성 : pH 0.5의 극심한 산성에서도 생존할 수 있습니다.

일단 온도만 봐도, 저 상태에서 생존할 수 있는 동물은 지구상에 물곰 이외에는 없습니다. 진공상태에서도 살 수 있고, 산소가 없는 환경도 일정시간 버틸 수 있습니다. 특히 방사능이 나오는 상태에서도 생존이 가능합니다. 물곰이 이렇게 생존할 수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휴면상태 : 물곰은 휴면상태에 빠져서 극한 환경을 견뎌낼 수 있습니다. 휴면상태에서는 신진대사가 멈추고, 세포가 응축되어 보호막에 둘러싸이게 됩니다. 이때 신진대사율을 1/10,000까지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휴면상태로 10년 이상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합니다.
  • 저수분 상태(Anhydrobiosis) : 물곰은 수분이 없으면 저수분 상태에 빠져서 생존할 수 있습니다. 저수분 상태에서는 세포 내의 수분이 97% 이상 감소하지만, 세포막이 손상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물을 조금만 줘도 다시 살아날 수 있으며, 10년 이상을 버틸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항산화 능력 : 물곰은 강력한 항산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방사선에 노출되어도 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무시무시한 생존력으로 인해, 물곰은 극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이용하여 우주 탐사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물곰은 우주에서의 방사선이나 진공 상태에서도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우주선에 탑재되어 우주 환경에 대한 연구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물곰은 우주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물곰의 강인한 생명력으로 인해 우주에서의 생존력을 확인하기 위한 우주실험들이 진행되었습니다.

  • 2007년 European Space Agency (ESA) 실험

ESA는 2007년 9월, 지구 저궤도(고도 258~281km)의 방사선 환경에서 물곰을 생존시키는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물곰은 방사선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ESA는 물곰이 휴면상태에 빠지면 방사선에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실험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물곰을 세포액에 담아 마이크로캡슐로 만든 다음, 이 마이크로캡슐을 우주선에 실어 발사했습니다. 우주선은 지구 저궤도에서 10일 동안 비행한 후 다시 지구로 귀환했습니다. 귀환 후, 물곰을 마이크로캡슐에서 꺼내어 수분을 공급했습니다. 그 결과, 일부 물곰이 살아남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살아남은 물곰은 휴면상태에서 깨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실험 결과는 물곰이 우주에서의 방사선 환경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 2008년 NASA 실험

NASA는 2008년 2월,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탑승하여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물곰을 생존시키는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이 실험은 ESA의 실험과 유사한 방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실험 결과, 물곰 중 일부가 ISS에서 12일 동안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살아남은 물곰은 휴면상태에서 깨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실험 결과는 물곰이 우주에서의 극한 환경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습니다.

  • 2019년 이스라엘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IL 실험

이스라엘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IL은 2019년 2월, 베레시트 탐사선을 달에 보내면서 물곰을 실어 보냈습니다. 베레시트 탐사선은 달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추락했지만, 물곰이 달에 살아있을 가능성은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스페이스IL은 베레시트 탐사선에 실은 물곰이 달의 극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 2021년 한국 조선대와 연세대 연합팀 실험

조선대와 연세대 연합팀은 2021년 3월, 초소형위성 KMSL에 물곰을 실어 지구 저궤도(고도 680km)에서 20일 동안 생존시키는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실험 결과, 물곰 중 일부가 20일 동안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살아남은 물곰은 휴면상태에서 깨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실험 결과를 통해 물곰은 우주에서의 극한 환경을 견뎌낼 수 있는 생명체로 밝혀졌습니다. 물곰은 우주 탐사에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물곰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물곰의 우주 응용

위와 같이 물곰은 우주의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물곰의 이런 특성을 응용하여, 우주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기술을 발전시킨다면, 미래 우주식민지나, 우주여행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우주의 극한 환경에서도 분명 그곳을 적응한 생명체가 있을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역으로, 물곰을 우주에 이주시켜서, 우주에 적응시킨 최초의 지구생명체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물곰을 통한 우주실험은 큰 의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혹자는, 지구보다 훨씬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물곰을 보고, 우주의 행성에 살던 생명체가 지구와 충돌하면서, 지구에 쉽게 적응한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을 내기도 하였습니다. 즉, 물곰은 원래 지구 태생이라기 보다는, 다른 행성의 생명체였으나, 우연한 기회로 지구에 이주 및 적응한것이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사실, 생명의 첫 기원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아직 미지의 세계인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시사하는 주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생명 탄생의 신비도 하루 빨리 알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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